2023년의 기록, 도쿄 - #5

2023년의 기록, 도쿄 - #5

썸네일 이미지는 항상 어그로 끌릴 사진을 넣는다. 재밌으니까.

2024.02.07

코토부키유 목욕탕

당연히 내부 사진은 못찍는다

어릴 적, 영화 하나를 본 적이 있다.

분노의 질주: 도쿄 드리프트

자동차를 좋아해서, 분노의 질주 시리즈 중 처음으로 본 영화였다.
1, 2편은 아마 어린이가 보기에 조금 부적절 해서 안 보여주신게 아닐까 싶지만, 3편도 적절하진 않았다.

아무튼, 그때 본 장면 중 하나가 목욕탕에 수금하러 간 장면 이였는데, 일본 목욕탕은 벽에 그림을 그려놓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옛날 옛적 격투기 게임을 봐도, 목욕탕 배경에는 그림이 있었던 것 같기도.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 이 시점, 들어가본 대중목욕탕에는 진짜 그림이 있었다.

남탕 기준으로는 우에노 동물원의 판다 그림이 있었다.

여러모로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그런 목욕탕, 물도 좋고 시설도 꽤 괜찮았다.

  • 타월, 때타월, 얼굴수건까지 빌리는 가격은 670엔
  • 단순 샤워만 이용시에는 500엔

이렇게 기억에 있는데, 장점은 스이카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

심지어 음료도 스이카로 살 수 있다.

그래서 우에노 지역에 머물게 되면 항상 목욕탕에 가서 씻고 온다.
탕이 있는 호텔에 가도 그냥 목욕탕에 가서 씻고 오곤 했다.

루틴이 된 느낌.

아무튼 그렇게 샤워를 하고 돌아와 숙소에서 잤다.

그러고 다시 일어나 아침.

도토루

평소에 집에서 학교를 갈 때도, 보통 아침은 그냥 대충 빵으로 때우곤 한다.

그래서 아침을 적당히 먹기에는 도토루가 딱이다.

2010년에 도토루를 처음 갔을때는 카페라떼를 시켰는데 우유에 드립커피를 넣는걸 보고 받은 충격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지금은 전자동이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샷을 추출해서 주기는 하니까 나름 만족스럽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나선 곳은 아키하바라.

우에노에서 아키하바라 까지는 의외로 걸어갈 거리라서 걸어갔다.
대로변으로 쭉 내려가면 나오기도 하고, 어짜피 들릴 장소들은 지하철을 타도 내려서 걸어가야 하니까 말짱 도루묵.

우에노 - 아키하바라

그래도 마냥 걸어다니기만 한건 아니고, 사진을 찍으며 걸어다녔다.

카메라를 산 이후로는 항상 사진여행이 주 목적이니까.
그래서 캐리어에 카메라 렌즈를 바리바리 싸두면 엄마는 항상,

뭔 짐이 이래 많냐, 누가 보면 일 하러 가는 줄 알어

라고 하시며 여행에 가서 휴식을 하는거지, 이걸 다 들고 다니냐며 놀라시곤 했다.

사진 찍는게 휴식이라고 생각하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다가도 하루에 3만보씩 걸었다는 기록을 보면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Shangs Café

그렇게 걸어가다 본 카페.

카페 탐방도 여행의 일종이니까.

항상 맛있는 카페에 가면 원두를 하나 사서 나온다.

여기도 맛있는 카페여서 원두를 사서 나왔다.
나는 카페에 바 테이블이 있는게 좋다.

뭔가 혼자 있는 느낌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그렇게 라떼를 테이크아웃 해서 마시며 다시 아키하바라로 출발.

아키하바라

혼란의 아키하바라

보통 아키하바라에 대해서,

피규어를 사러 가는 곳이다
오타쿠 굿즈를 사러 가는 곳이다

라는 오해가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오타쿠 굿즈만 파는게 아니다.

필름 카메라도 판다.
카메라 부품도 판다.
컴퓨터 부품도 판다.
옛날 게임기도, 게임기 부품도, 게임기의 게임도 판다.

여기에 이제 곁다리로 오타쿠 굿즈도 판매를 하는 것.

그래서 가게 된 경위는,
카메라 물품 좀 볼 겸, 애니메이션 굿즈도 구경 좀 할 겸 왔다.

원래 목적은 다 그렇다.

아키하바라도 꽤나 미로같다

그렇게 아키하바라를 돌아다니며 찾은 가게는 카메라 가게.

2ndBASE by sanpoucamera

의외의 사실이지만, 대체적으로 한국이 카메라 가격이 제일 싸다.
후지필름 빼고.

물론 중고 필름 카메라는 더 싸다.

사람들이 해외구매를 할 때도 일본 Yahoo 옥션에서는 필름 카메라를 사는게 아니라고 한 것 처럼, 비싸다.

대신 매물에 대해서는 훨씬 많은 축이 속하니까, 여러모로 구경하기는 편하다.

그리고 나는 올드렌즈를 찾고있기도 했고, 지식은 얄팍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던 것도 장점.

이 지점의 특히 장점은, 다양한 미러리스 카메라 마운트의 어댑터가 준비되어 있어 실제로 카메라에 장착해서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필름 카메라 가게의 장점은 그나마 점검은 해놓은 상태라는 점.

그런데 막상 비싸서 렌즈는 안 샀다.

대신 필름 한 롤과 굿즈를 사서 가방에 달았다.

아무래도 필름도 한국보다는 비싸긴 하다.
대신

  • 오프라인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구매가 가능한 점
  • 필름의 작례를 볼 수 있다는 점
  • 다양한 필름을 취급한다는 점

이라는 장점이 있으니, 나쁘지 않을지도.

아, 가게는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다.

그리고 가게 옆에는 부엉이 맥주(?) 오프라인 스토어도 있다.

그렇게 쇼핑을 끝마치고 나와, 가게 된 장소는 2곳이 있다.

갤러리를 가는 길

먼저 출발한 장소는 Tokyo Bright Gallery라는, 작은 사진 갤러리.

신주쿠에서 올림푸스 플라자에 갔던 이야기..에서 연결되는 갤러리 중 하나.
올림푸스 플라자에서 정보를 얻어, 마음에 드는 사진전을 하고 있기에 구경을 갔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인, TOKYO BRIGHT GALLERY.

도쿄에 있는 수 많은 건물들 중 하나의 용도는 이렇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한 건물.

무려 5층짜리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일본 건물이라 그런가 내부도 협소해서 올라가는데 좀 힘들었다.

스트릿도 아닌, 애매한 골목길과 버려진 풍경들, 도시의 일상이 담긴 사진들인데, 내 취향이라서 보러갔다.

만족스러웠다.

왼쪽 사진의 GROUND RESUME가 책의 제목.

전시의 정보는 일본어라 기입..하긴 어렵고.

공식 웹사이트 에 게시되어있다.
제목은

空き地について

그렇게 전시를 구경하고, 다시 출발한 목적지는 카페.

글릿치 커피 & 로스터스

인스타그램에서 2021년쯔음에 봤던 카페다.

실제로 찾아오기까지 2~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다행히 남아있었다.
사실은 꽤 유명한 모양.

여기서 처음으로 에스프레소의 맛이 색다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산미, 고소한 맛 원두 중 어느 맛이 좋나요?

라는 선택지를 항상 받지만 먹어보면 얘가 걔가 아닌가, 하는 경험을 자주 했었는데, 2차원의 좌표계가 있던 시점에 갑자기 3차원 좌표계가 등장한 것만 같은 충격.

이게 충격받은 커피

산미 있는 맛을 선호하진 않았지만, 맛 보고 놀라서 집에 하나 사갔다.

이상하게도 집에서 모카포트로 추출해서 먹을땐 그 맛이 안나와 슬펐다.

정확히는 나기는 나는데 미묘하게 나는, 그런 느낌.
캐비아 과자를 팝니다! 했는데 캐비아 한 알의 껍질을 뾰족한 침으로 콕 찍어서 과자에 바른 느낌의 미묘한 맛만 남아있는 그런 경험.

아무튼 그렇게 감동의 커피를 먹고 나왔다.

아, 저 원두는 1년이 지나 2024년에 도쿄에 갔을때, 구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없는 원두라고.

매년? 매 시즌? 마다 원두가 달라진다고 한다.
언젠가 또 만나볼 수 있는 맛이 되기를.

그렇게 커피를 먹고 나와서, 호텔까지 걸어갔다.

이번에도 전철비가 아깝다는 내면의 부끄러운 목소리와 더불어, 걸어 내려오며 꽤 인상깊은 장소들이 있어 일부러 사진을 찍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걸어갔다.

다리 밑의 로손 편의점도 있고, 뒤에 보이는건 가스토 레스토랑.

뭔지 모르겠는 네온 사인도 보고 찍고.

엄청 커다란 포차(?) 사진도 찍고.

근데 역시 야간에는 사진 찍으면 안될 카메라다.

그렇게 호텔까지 돌아와, 또 목욕탕에 가서 씻고 휴식.

이 날은 뭘 먹었는지 딱히 기억이 안난다.
기억이 안 나는걸 보니 그리 맛있는걸 먹진 않았나보다.

이렇게 간단하게 7일차 여행은 종료.
글은 많은데 막상 들린곳은 없다.

근데 진짜 들린데가 없다

8일차의 이야기는...
7일차와 비슷하게 딱히 내용물은 없고, 사진만 많을 것 같다.

CANU

CANU

취미로 사진을 찍는 CANU입니다.
Seoul, Korea